야생화...

[스크랩] 달새의 숲 이야기...11

나무달마 2007. 8. 29. 14:04

달새의 숲 이야기..11

글/사진: 정종훈(달새)

오늘은 봉화의 재산면 초등학교 학생들이 숲속교실을 신청한 날이다
다른 시골학생들과는 달리 말투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순수한 시골 아이이다. 사진은 강아지풀의 잎을 뜯어서 피리를 불어 보는 모습들이다. 억새풀은 너무 잎이 딱딱하니 어른들 처럼 새게불어야 음이 나오니 아이들에겐 쉽게 불 수 있는 강아지풀잎을 택했다 입술 가득 넣고 불으라 하니 잘 안되던 아이들도 이젠 음이 나온다 부드러운 잎은 떨림이 심해 많이 불면 입술이 파르르 떨리는 감촉이 온 입술에 전해진다.

숲엔 다양한 꽃들과 나무와 곤충과 새들이 자라는 걸 알지만 막연히 아는 것 보담 우리가 쉽게 볼수 있는 꽃들에 대해 설명을 한다 이건 오이풀이란다. 줄기를 잘라 비벼보면 오이냄새가 난다구 오이풀이란다.이건 꽃이 크고 길게 자라 산오이풀이라고 혀! 꽃은 소시지같은 구부러진 화서의 가장 아래부분부터 피어나지..

긴수염처럼 점점 피어나 화서의 끝까지 피워대지.

꽃에 매달린 잠자리를 잡아 달라고 아우성이지만 너희들 손에 들어가면 아마 죽을 걸

이건 소엽맥문동이라고해 일반 맥문동과는 조금 작은편이지

이건 꽃잎이 무얼 닮았을까? 가죽옷이요! 한다 무슨 가죽? 했더니 포범이요 ㅎㅎ 그래 이것이 포범의 무늬를 닮았다고 범부채라 한다. "그럼 부채는 어딜 보고 부채라고하지? 하니 "잎이요 " 잎이 부채살 모양 퍼져있다

이건 너희들이 봄에 나물로 먹는 참나물이란꽃이야 했더니 "참나물에도 꽃이 피네요"한다. 그럼 모든 풀들은 꽃을 피운단다. "단지 우리가 잊고 있을 뿐이지"

내가 소나무에 붙어 있는 사슴벌레 수컷을 잡아 보여주자 모두들 난리이다. 역시 아이들에겐 살아 움직이는 모든걸 좋아 한다 한번 만져 보라니 여자 아이들은 무서워하고 남자 아이의 손바닥에 올려 놓으면 물지 않으니까 손바닥에 올려 놓았다

조심스레 건들어 보는 아이들의 이 천진함이 좋다.

사슴벌레를 나무에 놓아 주고 개울가 옆에 곱게 핀 꽃을 보며 이건 무엇을 닮았을까? 작대기요! 뜨개바늘이요 ! 그래! 이게 바늘을 닮은 바늘꽃이란다. 이젠 아이들도 꽃을 보는 눈들이 조금은 열리나 보다

바늘꽃은 암술의 모양이 꼭 곤봉처럼 생겼지요 아래 길다란 바늘 처럼 생긴 이 씨방이예요 씨방이 팥이 열리는 것 같지요"

이건 노루오즘이라고 해 그럼 왜 노루오줌일까? 지금까지는 꽃의 모양이나 잎의 색에 따라 붙여 졌었는데 이건 뿌리를 캐서 냄새를 맡아 보면 노루오줌냄새가 난다구 붙여진 이름이야 혹 여러분들이 사슴 오줌냄새를 맡아 보았는지? 혹 주변에 사슴 키우는 집이 있으면 한번 맡아 보고 이꽃 냄새를 맡아봐

층층이꽃이구

지나가는 길가에 핀 토끼풀로 팔찌를 만들어 줬더니 좋아하는 저 표정은 천사이다

이건 뭘까? 이건 짚신나물이라고해 씨앗을 한개 따서 옷에 붙여 줬더니 잘 붙는다. 왜 옷에 잘 붙을까? 이건 이들이 씨앗을 멀리 다른 곳으로 쉽게 옮겨 지길 원하는 거야 그래서 다른 곳에서 또 꽃이 피울거야

이건 이 씨앗의 꽃이야 노란게 먼저 핀꽃은 이렇게 씨앗으로 되어 버렸고 이들도 벌과 나비나 곤충에 의해 수정이 되면 씨앗으로 변할거야

짚신나물의 뿌리로 항균과 항염에 많이 쓰이지 그리고 풀잎으로는 피가 나면 피를 멈추게 하는 작용이 있어 아주 우리에게 이로운 풀이지

아까 본 작은잎 맥문동하곤 잎은 같지만 이것이 좀더 크고 길지 이꽃은 맥문동이야" 멀리서 보면 무릇과 비슷 하지만 자세히 보면 무릇은 맥문동 보다 잎이 연하지 이걸로는 마른기침을 하는 폐질환자에겐 좋은 약이고 위가 아파 혀가 바싹 마르고 갈증이 날때 쓰는 좋은 약재이지

아주 작지만 꽃을 돋보기로 들여다 보면 이쁘지?

층층이꽃에 이쁜 나비가 꿀을 모으고 있네

홑왕원추리가 거북꼬리 에 피었네 "저것도 꽃이예요?" 그럼 " 거북꼬리일까? 잎이 거북이의 꼬리를 닮아서 거북꼬리라고해"

이 아이는 꽃의 모양을 그리는 중이다 우리가 본 꽃들을 직접 그려 보는 것 만큼 꽃을 잘 이해 하는 건 없을거다

물푸레나무가 왜 물을 푸르게 만드는지 나무 껍질을 벗겨 물에 넣자 물에 파랗게 물감을 뿌린다

오동나무다음으로 큰 잎을 가진 쪽동백잎으로 입맥의 모습을 살펴보고

참나물꽃에 작은벌이 달려 드는 것도 구경을 하고 아직은 이들이 이 모든 이름들을 알기 보다는 이들의 이름이 왜 이렇게 붙여 졌는지 그리고 꽃잎의 구조와 씨방의 구조 잎의 모양에 따라 붙여진 이름들과 그들의 냄새에 따라 붙여진 이름에 대해 이야기 해 주는 것으로 아쉬운 작별을 했다

내가 어렸을땐 산야초의 이름은 일찍 병석에 누우신 아버님을 위해 어머니를 따라 다니면서 약초를 캐면서 기억한 시호,더덕,당귀,잔대,백출,등 몇몇가지 이다. 요즘 아이들은 그런 기회도 없지만 시골아이라고 들판을 뛰어 다닐 기회가 점점 없다 아침에 일어나면 차가와 학교나 학원등으로 다니다가 들어오면 늦은 저녘시간이다. 예전 처럼 부모일을 돕는다고 학교가 파하면 부모가 일하는 들판으로 달려 나가는게 아니라. 대도시로의 유학이나 진학을 위해 자연을 배울 기회가 없어져 버렸다.이젠 그들에게 자연을 직접 체험하고 소중한 숲을 알려야 할 것이다.

더운 여름엔 역시 아이들에겐 물놀이가 최고이다.

휴양림에 오시면 물놀이도 좋지만 조금만 눈을 돌리면 이름을 불러 줄 꽃들이 너무 많답니다.

꽃 피는 마을, 윤연선

출처 : 자연이좋아 사람이좋아
글쓴이 : 달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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