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고가자 중국의 겨울 여헹
남방과 북방은 완전히 다른 나라라고 봐도 좋다.
중국의 북방과 남방 달라도 너무 다르다. 언어는 물론, 식습관, 기후, 사고방식까지도 사실 너무도 민감한 문제지만 구 소련처럼 분할이 된다면 이름도 거기서 거기인 무슨 무슨 ~크나 무슨 무슨 ~탄이 아닌 확연한 민족성과 지역색 그리고 언어적 특색까지도 독립성을 가지게 될 듯 하다. 역사를 보더라도 이미 다른 나라에서 출발했고 중국이란 영토를 함께 공유해서 나눠썼을 뿐 지금의 자신들도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쉽게말해 중화 사상이라는 대 전제를 바탕으로 한 국가를 이루고 있으며 97%의 절대 다수의 한족이 정권을 잡고 있지만 북방과 남방은 정체성 자체가 틀린 곳이다. 이런 딱딱한 이야기를 꺼내게된 이유는 바로 역사가 승자의 기록이듯이 역사는 항상 북방위주로 기록이 되었고 남방의 경우는 자연 풍경이 뛰어나고 먹거리가 풍부하고 부유한 곳 정도로만 기록이 되나보니 혹독한 겨울을 나야하는 북방의 대도시와 수도의 권력자들은 누구나 말 그대로 소주, 항주, 양주, 복건 등의 따듯하고 부유하고 경치가 좋은 지역에서 겨울을 나게 되었고 이는 고스란히 사서에 기록을 남기게 된다. 결국 강남과 남방이 역사에 기록된 방식이며 강남과 남방에 그토록 많은 원림과 저택들이 지어지게 된 실질적인 이유이다. 즉,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치고 남방에 별장 한채 가지지 않은 사람은 없었으며 서로 경치가 좋고 아름다운 곳을 찾기 위해 즉, 더 좋은 경치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까지 했던 바 지금의 남방의 아름다움이 알려지게 되었고 또한 그것들은 고스란히 문화재가 되었다. 중국의 북방에 역사적인 기록들이 몰려있는데 비해 남방에는 자연경관과 일반 문화재를 더 많이 접하게 되는 현실적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중국의 북방이 역사의 기록을 따라가는 여행이라면 중국의 남방은 그들이 그토록 극찬했던 자연과 산수를 확인하는 여행이 된다. 그러한 이유로 겨울에는 북방보다는 남방이 훨씬 여행지로 각광을 받는다. 떠나는 사람 입장에서야 추운 곳에서 왔으니 당연히 따듯한 곳을 원할 티. 그러나 비록 북방의 겨울 이 춥고 지긋지긋한 눈이 연속이라고는 하나 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볼거리를 위한 여행보다는 문화적인 체험에 더 가깝고 솔직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며 이색적인 풍경들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그렇다고 해서 남방 역시도 최적의 여행 시기는 아닌 것과 일맥상통한다. 남방의 경우는 봄과 가을의 기운을 유지하는 곳들도 많으며 여행에 좋은 시기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단 물이 있는 곳을 보기에는 그리 좋은 시기는 아니다. 엄밀히 말해 갈수기이며 (물론 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계림이나 리강 등은 물이 많지 않아 제 철만은 못하다. 북방의 겨울 여행에는 장점들도 있다. 여름에 가기에 더운 곳들이 겨울에는 최적의 날씨인 곳들도 많으며 여행객이 많은 성수기보다 훨씬 제대로된 구경이 가능하다. 다시말해 성수기때와는 달리 포장없는 그대로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겨울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것들도 있다.동북의 경우 눈이 많이 온다라고 이야기를 할 단순한 계제가 아니다. 말 그대로 폭설이며 기차여행은 가급적 피할 것을 권하고 싶다. 철로가 얼어 삼일씩 기차에 갖혀 있게되는 경우도 허다하며 버스는 더더욱 금물이다. 체인을 묶은 버스가 얼음위에서 360도로 회전하는 묘한 경험을 해보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겨울의 하얼빈 공항에서는 지금도 방송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10년 전에는 공항에서 방송이 나왔다. 남자들 밖에다 볼일 보지 말라고 말이다. 위생 때문에 그런게 아니라 평균 영하 30도에서 영하 40도가 넘는 날씨에 잘못하면 중요한 부분이 동상을 입는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서다. 그렇게도 춥고 지긋지긋한 눈에다가 정말 꼼짝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하얼빈을 겨울에 의외로 방문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보온시설이 잘 되어 있고 추위를 피하기 위한 지하도가 발달되어 있으며 눈을 볼 수 없는 남방의 사람들에게는 하얼빈의 빙등제는 일생에 꼭 한 번 보아야할 볼거리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 동북을 방문해본다면 왜 독한 술을 마시는지를 이해할 수 있으며 그 독한 술을 본인도 마시게 된다는 사실에 한 놀라게 될 것이며 그 과정을 몇 번 거치고 나면 그 독한술에서 맛이 느껴진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될 것이다. 한편으로 스키나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눈과 얼음에 관한한 최고의 천연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곳이며 가끔씩 동화에서나 또는 뽀로로에서나 나올 법한 눈에 덮힌 숲속 마을을 접해보는 것도 이색적인 즐거움이 될 것이다. 사냥에 관심이 있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서북의 경우는 좀 더 특별하다. 여기서 특별하다는 뜻은 좀 처럼 보기 힘든 것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서북의 경우 물론 가을부터 준비를 하지만 유목 기간이 없이 대부분 정착하는 시기이다. 성수기에 했었던 투어나 씨즌 여행과는 전혀 별개의 느낌을 준다. 겨울을 나기위해 일년을 준비한 음식들, 미리 겨울을 여기에서 날 것이라고 내다보고 일년 전에 땅을 파고 묻어 놓은 물과 직접 담근 술들, 사막에서 자라지만 그 만큼 당도가 더 높은 과일들을 겨울에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지헤들을 보고 있노라면 뭔가 경이감마저 들곤 한다. 전기와 냉장고가 없이도 이렇게 여유로울 수 있을까 하는 뭐 그런거 말이다. 중국의 경우 설 한달 간을 감사하고 즐기고 놀기 위해 일년 간을 번다지만 이와는 개념 자체가 틀리다. 이들에게 겨울은 생존에 관한 것이며 춥고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필요한 생존의 조건들을 봄, 여름, 가을 통해 갖추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여유로운 겨울을 맞이하는 것을 보면 경건함까지도 묻어 나오는 듯 하다. 이들의 파오에서 불을 피워놓고 지내보는 겨울은 말 그대로 독특한 체험이 될 것이다. 어찌보면 미주의 인디언과도 같은 생활 양식의 체험은 다른 계절에는 접해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들은 손님에게는 항상 관대하다. 물론 가보기 쉽지 않은 곳들이다. 그러나 사실 미안한 이야기지만 누구나 가볼 수 있었다면 나의 이야기거리도 없었을 것이다. 남으로는 복건성의 샤먼이나 푸저우 등은 겨울에 방문할 때가 제일 좋을 때 이다. 여름에는 스코올 성의 기습 소나기가 너무 많이 오고 태풍의 위험도가 있으며 여름에는 너무 덥다. 아열대 기후가 좋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겨울에 주는 따스함이 가장 좋은 것이 아니겠나. 이련 사시사철이 봄과 같은 날씨를 유지하는 운남성의 경우에는 더더욱 언급할 필요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중국의 남방에는 천연 온천이 아주 많이 있으며 이 온천을 찾아다니는 여행도 여름보다는 겨울이 훨씬 계절적으로 바람직할 듯 하다. 추운 겨울에 따듯하다는 느낌을 떠나 다소 더위가 느껴질 법한 곳에서 풍성한 열대의 과일들을 먹으며 돌아보는 여행은 참으로 복받은 즐거움 아닌가. 마치 역대 중국의 권력자들이 그랬듯이 말이다.
방한은 필수 그리고 촨시 川西...
또한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중국 여행에 있어 문표, 교통편등이 모두 일시적으로 할인을 시작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배낭여행자들에게는 오히려 더 매력적인 시기가 될 수 있는 계절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북방에서 남방으로 또는 남방에서 북방으로 이동을 할 시기에는 그 기온 차를 감안해야 한다는 점이다. 북경에서 광동으로 간다면 덕 다운안에 간단한 얇은 티만 입는 것이 좋다. 광주의 백운 공항에 내리는 순간 반팔을 입은 사람들과 몰려오는 열기에 숨이 막히게 될 터이니 말이다. 반대로 광주에서 북경으로 간다면 옷을 든든하게 준비하는 편이 좋다. 북방의 겨울 추위는 감히 말하건데 단순한 추위가 아니라 살이 에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북방을 겨울에 여행한다면 내복은 필수다. 방한이 되야 여행도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남자들에게만 국한되어 있는 이야기겠지만 겨울에 북방을 여행하면서 비로소 군대의 깔깔이와 내복이 얼마나 과학적이고 유용한 것들인지를 이해하게 되었다면 과장일까.... 그 만큼 춥다는 이야기다. 사실 추위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장기간의 북방 여행은 그다지 권하고 싶지가 않다. 중국에 오래 머무르게 되면서 겨울에 북경의 빠다링을 오르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 이해가 잘 안될때가 있다. 얼과터우의 진정한 맛을 느껴보기 위해서 그런 것일까?
고생이 동반되는 여행일 수록 뭔가 진한 뒷맛이 남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한 점에서 겨울 추천 여행지를 딱 하나 끄집어 낸다면 촨시 川西 즉, 사천성의 서쪽을 권해보고 싶다. 유목민족의 정착과 눈과 초원이 어우러진 곳, 낮과 밤의 기온차이가 엄청난 곳, 눈이 녹으면서 수시로 협곡과 임시적인 강을 형성하는 곳, 겨울에도 푸르른 초원이 한 없이 펼쳐져 있는 장관을 연출하는 어찌보면 겨울이라 몽환적인 여행지가 될 수 있는 있는 곳으로 꼽고 싶다. 이 밖에도 겨울이라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많이들 추천해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