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시렁

[스크랩] 내게 '화양연화'는 언제였던가....

나무달마 2005. 10. 20. 08:34

 

 
  내게 '화양연화'는 언제였던가....
 
 
 


'화양연화'는 꽃다운 나이, 즉 여성이 가장 아름다운 때를 의미하는 말이다. 왕 감독은 자신의 기억
속에서 화려했던 시절인 홍콩의 1960년대를 가리키는 이중적인 의미로 사용했다.



이 영화의 묘미는 느림의 미학이다. 시게루 우메바야시의 느린 왈츠풍 선율에 맞춰 대사 한마디
없이 슬로 모션으로 흐르는 장면들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다.





 
또다른 특징은 익스트림 클로즈업. 담배연기, 남녀의 손 등 극단적으로 확대된 영상은 집요할 정도로
탐미적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음식은 사실 계절을 나타낸다. 왕 감독은 계절별 요리 재료를 나타내
중국 사람들이라면 음식만 보고도 몇 월인지 알 수 있도록 했다.




이 영화의 보이지 않는 특징은 바로 숨어보기다. 크리스토퍼 도일이 잡은 카메라는 건물이나 물건,
창살 틈 뒤에서 인물들을 잡아 마치 관객이 숨어서 엿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왕 감독은 이런 기법이
서스펜스를 높여 준다고 설명.




냇 킹 콜의 'Quizas, Quizas, Quizas'가 부드럽게 흐르는 가운데 붉은 커튼이 슬로 모션으로 흩날
리는 장면은 한 편의 시 같다. 극중 호텔로 등장하는 이 곳은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전 영국 병사들
을 위한 병원으로 쓰였던 곳. 왕 감독은 이곳이 해체된다는 소식을 듣고 2046호실이 등장하는 호텔
처럼 꾸민 뒤 촬영.




묘하게 아련함을 주는 싱가포르의 하늘. 이 영화는 무려 15개월 걸려 촬영했다. 촬영 도중 아시아
의 환란으로 투자자들의 투자가 중단돼 제작이 길어졌다. 그 바람에 왕 감독은 '2046'과 동시에 작
업을 해야 했고 어쩔 수 없이 두 작품의 영화 내용이 뒤섞였다. 원래 왕 감독은 대본없이 2~3개의
이야기를 두서없이 찍기로 유명하다. '중경삼림'이 대표적인 예.




영화는 앙코르와트에서 막을 내린다. 편집전 장면을 보면 이곳에서 양조위와 장만옥이 재회한다.
그 뒤 더 이어지는 내용을 찍을 예정이었으나 칸 영화제 출품 때문에 그냥 중단해버렸다. 그래서
앙코르와트에서 갑자기 결론이 난 것. 그런데 그 바람에 영화는 가슴을 아련하게 만드는 대미를
갖게 됐다.




양조위는 저 돌 틈에 무엇을 묻었을까. 못다한 사랑 고백일까, 회한에 찬 소리없는 눈물일까....
모두 세월이 가져갔다.
 
자료출처[야블 wolfpack]

 

 


 

Yumeji's Theme (Extended Version)
 

Nat King Cole -Quizas Quizas Quizas

 

 
 


 



파일링크 : img_4629_1231117_4.jpg
출처 : 내게 '화양연화'는 언제였던가....
글쓴이 : 연리지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