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시렁
젊지도 늙지도 않은 중년인 우리는
나무달마
2006. 1. 16. 09:35
오래된 걸 좋아하고
반짝이는 아름다움 보다는
은근한 매력을 더 좋아하며
화려한 외출보다는
오래 남을 푸근한 외출을 꿈꿉니다.
화가 나면 큰소리 지르기 보다는
조용한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으로 화를 달래고
가슴으로 말없이 삭여보기도 합니다.
사랑도 재대로 하지 못한 채
어느새 세월은 흘러가고
눈만 뜨면 만나지 못해도
님을 그리기도 하지요.
서로 간에 부담없는 님을
생각해 보기도 하지요.
늘 좋아 한다는 말은 하지 못해도
항상 사랑을 해보고 싶어하는
중년인가봐요.
젊은 그 시절이 애처롭게 떠오르기만 하는
그 시절에 가고파하는 마음인가봐요.
우울한 날은 괜히 차 한잔이 생각나고
누구와 차 한잔이라도 나누고 싶어하며
할 이야기도 별로 없으면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가슴속의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말없는 차 한잔에서도
그 표정에서 그 마음을 읽을 수 있고...
중년의 우리는
참을 줄도 알고 숨길 줄도 알며
모든 것들을 알면서
은근히 숨겨줄 줄도 압니다.
아마 중년을 훌쩍 넘기면,
이 모든 것들을 더 그리워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