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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30일 오후 06:15
나무달마
2011. 6. 30. 18:17
내가 쉴 날은 언제쯤인가.
모두 다 돌아가고
잠시 누었다가 깨니 잠은 멀어지고
내가 누구인가 생각하니
깊은 잠 못 이룬 채
먼 길 가는 나그네로구나.
멍 한 채 바라보는 창문 너머로
문득 떠오르는 괴테의 시 한 편,
“가버린 충실한 벗들이여,
날 이곳에 버려두오.
절벽과 수렁 속, 그리고 이끼 위에 날 홀로 두오.“
먼 길 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래서 사람들은 혼자서 가지 못하고 벗과 함께 떠날 것이다.
가고 또 가는 길,
그래서 괴테는 <파우스트>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을 것이다.
“내가 안락의자에 누워 쉬게 된다면
나는 파멸할 것이다.
나를 끝장낼만한 말로 나를 속일 수 있다면
그것이 나의 마지막 날일 것이다.
내기를 하자,
내가 어떤 순간에,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 하고 경탄하는 순간
그때는 네가 나를 사슬로 묶어가도 좋다.
그러면 나는 기꺼이 멸망하겠다.
그때는 죽음의 종소리가 울리고
그리고 넌 일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시계는 멈추고 바늘은 떨어지고
나의 시간은 끝날 것이다.“
얼마나 걷다가 보면, 아니, 얼마나 살다가 보면
경탄하는 나의 시간도 끝나고,
아무 것도 없는 침묵과 무無 속으로 돌아갈 것인가?
밤은 이렇게 깊어만 가는데,
신정환님 글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