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憎髮白我還憐 久視猶成小住仙 인증백발아환련 구시유성수주선 回首幾人能到此 黑頭爭去北邙阡 회수기인능도차 흑두쟁거북망천 -장지완(張之琬, 생몰미상), 白髮自嘲-
흰 머리털 미워하나 나는 외려 어여쁘니 오래 살면 오히려 소주선(小住仙)이 되겠네. 돌아보매 몇이나 흰 머리에 이르렀나 검은 머리 다투어서 북망 길로 가는 것을.
거울 보니 머리 위에 흰 눈이 내렸다. 흰 눈이 내렸으니, 이제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싶어 사람들은 백발을 미워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장생구시(長生久視) 즉 늙지 않고 오래 살아야 마침내 신선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 테니, 오늘의 내 백발은 장생으로 가는 입구에 선 것을 축하하는 신호탄이 아니겠는가? 되돌아보면, 무엇이 바쁜지 머리도 희지 않은 나이에 서둘러 북망 산천으로 상여 타고 떠난 사람이 어디 한 둘이란 말인가? 나는 백발이 되도록 큰 허물 없이 이 험한 세상을 건너온 것이 스스로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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