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것

백발

나무달마 2005. 5. 31. 15:38

人憎髮白我還憐 久視猶成小住仙
인증백발아환련 구시유성수주선
回首幾人能到此 黑頭爭去北邙阡
회수기인능도차 흑두쟁거북망천
-장지완(張之琬, 생몰미상), 白髮自嘲-

흰 머리털 미워하나 나는 외려 어여쁘니
오래 살면 오히려 소주선(小住仙)이 되겠네.
돌아보매 몇이나 흰 머리에 이르렀나
검은 머리 다투어서 북망 길로 가는 것을.


거울 보니 머리 위에 흰 눈이 내렸다.
흰 눈이 내렸으니,
이제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싶어
사람들은 백발을 미워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장생구시(長生久視)
즉 늙지 않고 오래 살아야
마침내 신선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 테니,
오늘의 내 백발은 장생으로 가는 입구에 선 것을
축하하는 신호탄이 아니겠는가?
되돌아보면, 무엇이 바쁜지 머리도 희지 않은 나이에
서둘러 북망 산천으로 상여 타고 떠난 사람이
어디 한 둘이란 말인가?
나는 백발이 되도록 큰 허물 없이
이 험한 세상을 건너온 것이 스스로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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