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살다

거산시(居山時)충지(冲止, 1226-1292), 日日看山看不足 時時聽水聽無厭 일일간산간부족 시시청수청무염 自然耳目皆淸快 聲色中間好養恬 자연이목개청쾌 성색중간호양념 날마다 산을 봐도 언제나 보고 싶고 때때로 듣는 물소리도 물리는 법이 없네. 저절로 귀와 눈이 모두 맑고 시원해져 소리와 빛 사이에서 고요함을 기르노라. 날마다 눈만 뜨면 마주하는 산인데, 아무리 보아도 싫증나지 않는다. 바위틈을 돌아나가는 물소리는 들어도 들어도 즐거운 리듬이다. 저 푸른 산을 바라보고 저 옥구슬 굴러가는 물소리를 들어 내 눈과 귀는 늘 맑고도 시원하다. 저 산과 물 사이에서 내면의 고요를 기르며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복되고 고맙다.